
음과 양의 관찰자
" 너 내년부터
높은 곳 조심해."
이름 봉정하
나이 28
키/ 몸무게 175cm / 63kg
성별 남
직업 무속인
01 잿빛의 머리칼은 그리 뻣뻣해보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세심하게 관리를 하는 것 같지도 않다. 머리카락이 목덜미 언저리에 내릴 듯 말 듯 자란 것은 어디까지나 새로 이사 온 동네에 미용실이 어디 있는지 찾아보지 않아서이다.
02 전체적으로 외관에 신경을 쓰는 것 같은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목이 조금 늘어난 티셔츠, 얼마나 오래 입었는지 엉덩이가 반질반질해진 바지, 거기에 전혀 맞지 않는 듯한 짙은색 롱코트. 확실히 패션의 ㅍ도 모르는 사람이다.
03 녹색인지 금색인지 경계가 모호한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 항상 불만스럽게 치켜 올라간 눈썹과는 정반대로 반쯤 졸린 눈을 한다. 생기라고는 없이 거무죽죽한 볼과 입술은 덤이다. 입 옆의 점을 매력점이라고 하면 굉장히 싫어한다.
04 험한 일이라고는 근처에도 못 가본 손이다. 창백한 피부가 감싸고 있는 손가락이 길고 가늘다. 그 손이 하는 일이라곤 대체로 부채를 폼하게 촥하고 펼치거나 탁하고 접는 일이다.
05 첫인상부터가 성마르다. 신장만 놓고 보면 작은 키라고는 못하겠으나 몸집은 크지 않다. 땀 흘리고 몸 불리는 데에는 흥미가 없는지 근육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대충 갈비뼈와 갈비뼈들이 이루고 있는 듯한 몸체.
성격
투덜이 / 될대로 돼라 / 정의로움?
형이요? 그 인간이요?"
"어... 미안한데, 얼굴 못 본지 꽤 됐어요!"
-동생 B군의 지나가는 말
#투덜이
기본적으로 항상 투덜거리는 상태다. 구부정하게 어기적거리는 걸음걸이나(때문에 모두가 그를 원래 키보다 작게 본다) 언제나 적어도 석자는 툭 튀어나온 입이 그 심성을 투영한다. 혹자가 그에게 '뭐가 그렇게 불만이야?' 라고 묻는대도 덧붙일 말이 없다. 이 세상에 불만이 너무나도 많아서 하나만 꼽기도 어려울 뿐더러, 기억도 안 나는 어린 시절부터 그런 얼굴을 하고 있었으니까. 굳이 말하자면 어쩔 수 없이 천성이 그런 놈이라고 밖엔 할 수 없겠다. 백팩을 매고 학교를 다닐 때부터- 누가 보아도 유쾌해보이지 않는 얼굴을 하고 있는 덕분에 누구도 애당초 그를 귀찮게하지 않는다는 점은, 그에게 있어 장점일지 단점일지.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스스로도 본인의 단단히 꼬인 성격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덕에 쉬지 않고 투덜거리기는 해도 누군가와 크게 다툰 일은 없다. 이 사회부적응자! 라고 면전에서 손가락질해도 문제는 없을 것이다. 뉘예, 뉘예~ 하고 지나갈걸, 아마도. 낡아빠진 흰색(이었던) 운동화를 질질 끌어대면서.
#될대로돼라
세상만사가 천태만상이라. 세상에 이런 놈도, 저런 놈도 있다. 그러니 내 인생도 어떻게든 되겠지! 남들에게는 불만 많은 주제에 저 자신에게는 참 관대하다는 게 아이러니다. 그 놈의 막 사는 인생은 <아 몰라!>가 좌우명이라고 입버릇처럼 뻔뻔하게 말하곤 한다. 무엇이든지 강요 받는다거나, 계산적으로 사는 거라면 딱 질색팔색을 한다. 그래, 그런 상황에선 그 썩어문드러진 미간으로 정확하게 불만을 표현해준다. (사람 면전에 대놓고 욕은 안하는게 제 신상에 있어서는 행운인데. 속으로는 이미 하고 있으리라고 예상된다.) 조금 간지럽게 말하자면 심장이 시키는 대로 살자는 거다. 유난스레 직업적 특성을 살려서 말하자면- 음과 양, 하늘과 땅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고.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데, 어떻게든 모로 가도 세상 돌아가는 대로 목적지에 도달하게 해줄거라고. 그러니 이왕 세상에 나온 거 부디, 제발, 내 앞길 좀 막지 말라고!
#정의로움?
계산적으로 사는 건 딱 질색이라고, 앞서 언급했었지. 발길 닫는 대로 걸어가는 인생이라 그런지 항상 생각을 깊게 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무언가 하기로 결정하면 일단 달려들고 보는 스타일. 그렇다보니 무엇이든 조심스럽지 못하고 화끈하게 질러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 '경향'들 중에 하나의 좋은 예로는, 오래된 어구이기는 하지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한다는 것이다. 혹자는 그것을 '정의'라고도 하고, 본인은 '개똥철학'이라고 부른다. 심장이 시키는대로 사시는 몸이다보니 어떻게 행동해야 자신에게 이득이 돌아올런지 고민해본 적이 없다. 다만 정의를 믿고 권선징악을 믿는다. 불량스럽고 투덜거리는 팔자걸음, 어디로 튈지는 모르지만 결국 도착하는 곳은 바른 곳이다. 비록 모두에게 친절하지는 못하지만 (대개 모두에게 불친절하지만) 적어도 비굴하게는 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저 같은 막장 인생이 인간답게 살고 싶으면 그 정도는 해야한다나, 뭐라나... 아마 외나무다리에서 길 양보는 못해줘도 혹시 물에 빠지게 되면 성심성의껏 뛰어들어 구해주기는 할 것이다. 그러니 당신도 조금은 그를 믿어도 좋다.
특징
奉 禎 霞
3月21日 | 벚꽃난 | 양자리 | 아쿠아마린 | 떡갈나무
01 열화도령
저 나름대로 특이하다면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수라아파트 2층, 201호에 입주한 세대가 그의 신당이다.
밖에서 보면 베란다 창문에 붉은 깃발과 함께 투박한 현수막이 하나 붙어있는데, 까만 궁서체로 <열화도령> 이라고 떡하니 달았다. 신축 아파트이니만큼 이런 201호를 골칫덩이로 여기는 세대도 많은 듯 한데... 그러나 거창한 이름과는 다르게 복채 가져다 바칠 객은 뜸한지 초인종 버튼이 말끔하다. 2020년이다, 무당이 벌어먹기 힘든 시기인듯 하다.
02 점괘
직업이 직업인지라 남의 인생 들여다보는게 일상이다. 당신의 얼굴에 안 좋은 기운이 흉흉해보인다면 쓸데없는 참견을 한 마디 덧붙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기억할 것. 더 자세히 듣고 싶다면 복채는 필수다.
03 부채
항상 붉은 테의 부채를 소지한다. 꽤 오래된 물건인지 살에 붙은 종이가 아슬아슬하다. 그럼에도 언제나 손에서 놓지 않으면서, 촥, 하고 펼치거나 탁, 하고 닫는 용도로 쓰곤 하는데. 별 쓰잘데기도 없으면서 가지고 다니는 연유를 물으면- 무당은 폼이 제일이라는 명쾌한 해답을 준다.
04 바른생활
술, 담배, 아무튼 해로운 건 거의 하지 않는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더럽게 하고 다니는 꼴도 거의 보이는 법이 없다. 몸에 배인 습관인 듯 하다.
05 호
한식 고양이 낮잠 오미자차
06 불호
양식(특히 햄버거) 간섭 나쁜놈 탄산음료
소지품
부채
구겨진 부적쪼가리




